엊그제 클랴님을 만났을때
"몇 만년 후에는 개나 고양이의 IQ가 높아져서 인간과 음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라는
말씀을 들었다.
"아니 몇 만년까지 갈 필요없이 대화 자체는 200년 안에 가능할텐데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다가
꿀꺽 삼킨 침에 떠밀려 들어가 버렸다.
...
21세기의 사람들에게 "대휴머노이드 콘택트용 유기 인터페이스"라고 말하면
일부 계층은 "그게 웬 오덕스러운 용어의 변태형이냐" 라든지 "하X히 빠냐"등의 반응을 듣겠지만,
틀렸다. "하루X 빠가 아니라 유X 빠다."
...
말이 잠깐 엉뚱한 데로 샜지만
그것은 단지 말을 하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장비일 뿐이었다.
최초에는 뇌에 직접 단말을 연결하는 대수술이 필요했지만
점점 기술이 발전하여 모자나 목도리 형태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천 형태로 만들어진 컴퓨터를 "패브리컴 fabricom"이라고 하고
일반 컴퓨터와 연결하는 장치를 "패브리스 fabrice" 라고 하는데
이 이름에서 모 탈취제가 생각나버리는 건 내가 21세기의 TV광고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
워낙 별별일이 다 터져버린 23세기에 단순한 해외 토픽감일지도 모르는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그런데 역사상 많은 대사건은 아주 간단한 사건에서 시작되어 버린 것을 아는가?
즉 주전자가 끓지 않았으면 산업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거다.
너무나 당연히도, 아니 우연인지도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패브리컴 목도리를 집 고양이에게 둘려준 사람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론 "아 귀찮게 뭘 또 입히냐옹." 이라고 자신의 생각이 목소리로 표현되고
자신이 다시 듣고 이해하는 경험을 처음 느낀 고양이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라는 수준으로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버리지는 않았다.
사람들과의 대화와 다른 고양이와의 대화를 통해 언어 중추가 계속 자극된 고양이들의 지능이 폭발적으로 높아지게 되면서 그후 수백년만에 일부 뛰어난 고양이들은 인간 지능에 육박하게되어 버렸고 인류 평균을 넘어서 버린 고양이도 나타나게 되었다.
이상한 점은, 사람이 많이 키우는 또 다른 동물 - 개는 그렇게 큰 진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계속 간단한 감정표현 뿐.
이상한 점은, 사람이 많이 키우는 또 다른 동물 - 개는 그렇게 큰 진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계속 간단한 감정표현 뿐.
아무리 머리좋은 고양이라 하더라도 고양이 손으로 펜이나 도구를 잡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지만...
생각해 보라. 자신의 영리한 고양이가
"집사, 내가 집에서 혼자 있을때 심심하니 키보드나 마우스 좀 하나 사다 놓게" 라고 말한다던가
"흥, 내가 시.. 심심해서 그런 기계가 필요한게 아니거든?" 이라고 말한다면
지금 당장 뛰어가서 한 세트 질러올 마음에 안 생기겠는가?
심지어 집에 패브리스가 이미 있는데도 말이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라는 철학적 명제와 "내 인생.. 아니 묘생은 내가 책임지겠다" 라는 다부진 명제를 가진 고양이들이 나타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런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일부 깝깝한 기득권 계층의 존재 또한 너무나 당연했다.
...
그리고 26세기말, 친묘파와 반묘파의 전쟁 - "고양이 해방 전쟁"이 친묘파의 승리로 끝난 직후에
인류는 고양이의 재산권과 참정권을 허용했다.
태그 : 고양이전쟁




덧글
shadow-dancer 2009/10/17 12:55 # 답글
ㅋㅋㅋㅋ(...) 재밌네요.
야르 2009/10/18 00:10 # 삭제 답글
호오 이것은...친묘파와 반묘파의 전쟁이라고 하니 문득 남북전쟁이 떠오르는군요. 고양이 해방을 주장한 인물은 과연 누구인가! 친묘파의 정예요원을 냥덕이라고 부른다던가... 2편 기대!